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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피카소의 줄무늬 셔츠

미디어에서 피카소의 이미지가 본격적으로 굳어진 것은 보도 사진이 전성기를 맞고 텔레비전이 등장한 제2차 세계대전 이후의 일이었습니다. 이렇게 해서 집단적 상상력 속에 고정관념화된 피카소의 이미지가 뿌리내렸습니다. 숱이 적은 백발 머리, 줄무늬 셔츠를 입은 남성이라는 이미지입니다. 사진가 로베르 두아노가 촬영한 일련의 초상 사진은 이러한 이미지 형성에 결정적인 역할을 수행했습니다. 1952년, 두아노는 발로리스에 있는 피카소의 집을 방문했습니다. 피카소는 카메라 앞에서도 편안한 모습을 보이며, 주변의 사물들과 장난기 넘치게 어울려 놀았습니다. 예를 들어, 작은 빵 몇 개를 자기 앞 테이블 위에 마치 손가락처럼 늘어 놓았습니다.
피카소의 옷차림은 일관되게 ‘가난하지만 자유롭게 살아가는 보헤미안이자 부지런한 노동자’라는 그의 기본 이미지를 강화했습니다. 초상 사진에서도 자화상에서도 큐비즘 시대의 청색 멜빵 바지부터 이제 트레이드마크가 된 1950년대-60년대의 줄무늬 셔츠에 이르기까지, 그는 한결같이 노동자의 작업복을 골라 입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