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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1 《아름다운 페로니에르》의 제작 시기와 표현상의 특징

레오나르도 다 빈치는 1482년, 30세의 나이에 밀라노 공국에서 실권을 장악했던 루도비코 스포르차(1452–1508년)를 섬기기 위해 밀라노로 이주했으며, 1499년까지 그 곳에서 활동했습니다. 오늘날 《아름다운 페로니에르》라는 통칭으로 알려진 《여인의 초상》(no. 56)은 밀라노 체류 후반기에 그려진 것으로 추측됩니다. 당시 밀라노에서는 여전히 측면 초상 형식이 주류였지만, 레오나르도는 북유럽, 특히 네덜란드 화가들이 발전시킨 4분의 3 정면관을 활용했습니다.

여인의 자세에 주목해 보면, 레오나르도만의 독창적인 시도가 엿보입니다. 레오나르도는 여성의 머리와 몸을 같은 방향이 아니라, 아주 조금씩 각각 반대 방향을 향하도록 그렸습니다. 2014–2015년에 실시된 과학 조사를 통해, 레오나르도는 이 작품의 제작 과정에서 여성의 머리와 몸이 각각 반대 방향을 향하는 움직임이 강조되도록 뒤통수, 등, 목의 윤곽을 미세하게 수정했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그 결과 여성이 지금 막 이쪽을 향해 돌아보려는 듯한 움직임의 감각이 강조되었고, 생명감이 더 고조되었다고 여겨집니다. 또한 레오나르도가 여성의 오른쪽 눈동자 위치를 아주 조금 왼쪽으로 옮겼다는 사실도 밝혀졌습니다. 그 결과 여성의 시선이 향하는 곳이 더욱 모호해진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그녀는 우리를 바라보는 듯하면서도, 우리의 오른쪽이나 뒤쪽을 바라보는 듯해서 어떤 감정을 품고 있는지 짐작하기 어렵다고 느껴집니다.

르네상스 시대의 미술 이론가와 예술가들은 인물의 표정과 동작을 통해 내면의 감정을 전달하도록 그리는 것을 가장 중시했으며, 특히 레오나르도는 이 어려운 과제에 진지하게 임했습니다.《아름다운 페로니에르》에서 레오나르도는 여성의 머리, 몸, 시선의 방향을 세심하게 조절함으로써 끊임없이 변화하는 인간의 복잡한 마음의 움직임을 포착하려 했을 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