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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파리스의 심판》

16세기 이탈리아의 판화가 마르칸토니오 라이몬디는 동시대 예술가들의 소묘와 고대 조각에 기초한 동판화를 제작해 복제판화라 불리는 새로운 분야를 개척했습니다. 그는 특히 라파엘로의 소묘에 기초한 판화를 다수 제작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라파엘로는 라이몬디의 뛰어난 판화를 통해 자신의 구상을 널리 전할 수 있었던 한편, 라이몬디도 당대 최고의 화가였던 라파엘로의 신임을 받은 판화가로서 더 명성을 높일 수 있었습니다.

‘파리스의 심판’은 르네상스 미술에서 자주 등장하는 신화중 하나입니다. 트로이의 왕자 파리스는 ‘가장 아름다운 이에게’라고 적힌 황금 사과에 걸맞는 여신을 판정해야 했고,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을 주겠다고 약속한 비너스를 골랐습니다. 이 작품에서는 화면 왼쪽에서 파리스가 비너스에게 황금 사과를 건네고 있습니다.

라이몬디의 《파리스의 심판》은 그 이후의 서양 미술에 헤아릴 수 없는 영향을 미쳤습니다. 라파엘로의 소묘는 소실되었고, 그의 귀중한 구상을 전하는 라이몬디의 판화가 시대를 초월해 수많은 예술가들의 참고 자료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19세기 프랑스 화가 에두아르 마네의 유명한 걸작 《풀밭 위의 점심 식사》(1863)도 이 판화에서 아이디어를 얻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