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색’과 ‘한색’의 색조
유럽 주얼리의 전통을 살펴보면, 다양한 색의 조합은 당초에 지극히 신중하게 진했되었고, 때로는 일종의 경계심을 가지고 진행되었습니다. 하지만, 20세기 중반이 되자, 불가리는 대담하게 한 발짝 내디뎌서 거의 조합되는 일이 없었던 보석들을 함께 사용해 관습을 타파했습니다. 1950년대의 메종의 주얼리 창조 과정은 다이아몬드, 루비, 사파이어, 에메랄드같은 귀석을 각각의 색들이 독자적 위치를 차지하도록 배치했으며, 복잡한 다색 구성 내에 배열하는 것에서 시작했습니다. 마침내 터키석, 자수정, 황수정, 오닉스, 전기석 등 이른바 반귀석도 이러한 디자인에 도입했습니다.
불가리의 주얼리 제작 과정은 팔레트에서 안료를 골라내는 화가와 마찬가지이며, 가장 중요했던 것은 개개의 보석의 본질적인 가치가 아니라, 예술적인 효과와 최종적인 색채의 조화였습니다. 1960년대 이후의 불가리 작품을 자세히 관찰해 보면, 그 대부분이 전 세기에 슈브뢸이 확립했던 색채의 대비를 구현하기 위해 의식적으로 만들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이는 1950년대부터 1960년대에 걸쳐 불가리가 채택한 대담한 보석 배치 방식에서 특히 현저히 드러납니다. 이 때는 빨간색과 노란색같은 특정한 ‘난색’이 하늘색과 터키석같은 ‘한색’ 색조와 조합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