팽창과 수축: 뉴욕을 거점으로 세계를 방황, 1995년 9월부터 현재
1995년 9월, 저는 아시안 컬츄럴 카운실(ACC)의 미일 교류 프로그램 관련 일본인 작가 부문의 지원을 받아 뉴욕으로 이주했습니다. 많은 아티스트들이 미국으로 건너와 갤러리나 미술관 전시를 지향했습니다. 한편, 저는 네바다 핵실험장에 들어가기 위해 신청하고, 거기에서 폭죽인 화약을 채운 파이프를 손에 들고 작은 ‘버섯 구름’을 만들었습니다. 이는 ‘미국의 세기’인 20세기에 대한 경의의 표시임과 동시에, 20세기를 대표하는 시각적 상징은 현대 아트인지, 아니면 거대한 버섯 구름인지 하는 문제 제기를 했습니다. 이러한 도발적 물음이 미국으로 건너간 제 첫 작품이었으며 ,제 미국 데뷔였습니다. 이 작품은 핵의 힘이 상징하는 인류 문명의 위기를 호소하는 것만은 아니었습니다. 인류의 우주에 대한 동경, 다른 행성의 뛰어난 문명 탐구, 인류가 직면하는 위기 극복의 일조로 구상한 <외계인을 위한 프로젝트>에 호응하는 것이기도 했습니다.
제 작품은 바로 구겐하임 미술관과 뉴욕 근대미술관 등에서 전시 및 수집되었고, 1999년에는 베네치아 비엔날레에서 금사자상을 수상했습니다. 대부분의 제 작품은 인간의 운명과 역사적, 사회 정치적 문제를 주제로 삼게 되었습니다. 이는 서양의 문화적 배경과 환경 속에서 자란 제 작품의 변모를 반영한 것입니다.
이와 동시에 우여곡절도 있었습니다. 옥스포드, 노르망디, 퀸즈랜드, 스톡홀름 등에서 프로젝트는 매번 좌절을 맛보았고, 고향에 대할 낯이 없을 정도로 비참한 상태였습니다. 《대각인》이나 《스카이 래더》의 폭발 이벤트를 성사시키는데 몇 십년이나 걸렸으니까요.
#30
《용과 무지개뱀——축복 또는 공포스러운 신화:외계인을 위한 프로젝트 No. 28》를 위한 스케치(복사본)
1996년
오리지널: 펜, 인쇄물
32×21cm
#31
《용과 무지개뱀——축복 또는 공포스러운 신화:외계인을 위한 프로젝트 No. 28》를 위한 스케치(복사본)
2023년
마커, 원화 스캔
각각 29.5×42cm
#32
《푸른 용》(미개최)을 위한 스케치
1999년
펜, 지도
42×73cm
일련의 ‘성공’ 이후에는 큰 좌절을 겪게 되었습니다. 1996년, 퀸즈랜드 아트 갤러리 커미션때 호주의 브리즈번 강에서 폭발 이벤트 《용과 무지개뱀——축복 또는 공포스러운 신화:외계인을 위한 프로젝트 No. 28》를 구상했습니다. 천둥같은 폭발이 하늘에서 강바닥으로 내려와 고속도로를 달려 다시 강으로 들어가 여러번 부상과 수몰을 반복하다 마지막에 브리즈번 다리 밑을 빠져 나갈 계획이었습니다.
그런데, 오프닝 전날, 지역 폭죽 공장이 폭발사고를 일으켰습니다(제 프로젝트가 원인은 아님). 미술관 팀과 저는 다행히 현장에서 무사했지만, 저희 폭죽 제품은 다 폭발해서 파괴되고 말았습니다. 미술관은 바로 성명을 발표해 이 사건은 저와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설명했고, 저를 안심시키려 했습니다. “당신을 바로 다시 초빙해서 브리즈번강 드래곤에 다시 점화시키겠어요!”라고요.
성사되지 못 한 이 폭발 이벤트를 위한 드로잉, 이와 연관된 편지, 사고 후의 신문기사는 젊은 시절 제 인생이 늘 만사가 순조롭지만은 않았다는 사실을 밝혀 줍니다. 그리고, 또 얼마나 주위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좌절을 극복했는지도 보여 줍니다.
#33
《대각인: 외계인을 위한 프로젝트 No.6》
1990년
화약, 먹, 종이
65×49.5cm
아래는 폭발 이벤트 《대각인: 외계인을 위한 프로젝트 No.6》의 일련의 성사되지 않은 제안의 역사입니다. 발자국이 이와키 해안에서 바다로 들어가려 한 것, 1990년에 프랑스와 독일간의 2000미터를 국경을 무시하고 자유롭게 횡단하려 한 것, 그 후 노르망디 전쟁터와 워싱턴 기념탑에서 발화하려 한 것 등등…….
이 지구외 생명체의 발자국 시리즈는 거슬러 올라가면 ‘원초 화구’전때 구상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개회식때 29개의 《대각인》 불꽃으로 구현된 것입니다. 영정문에서 천안문 광장, 자금성을 지나 베이징 국가체육장 ‘새둥지’까지 발자국은 베이징 중심지 15km를 횡단했습니다. 결국 천공을 활보하는 거인 이야기로 구현되었습니다. 자주 듣는 말인데, 이렇게 ‘역사가 중국에 찾아와서 중국은 세계의 무대로 치달려 오르게’ 되었습니다. 전세계에서 15억명 이상의 사람들이 현장과 라이브 방송을 통해 이 세계화의 ‘꿈’의 순간을 목격했습니다. 하지만, 그후 저에게는 체제 협력자라는 낙인이 찍혔습니다.
#34
《역사의 발자국》을 위한 드로잉
2008년
화약, 종이
400×3300cm
#35
《연장》
1994년
화약, 종이, 목제 패널
236×1564.8cm
세타가야 미술관 소장
이 드로잉에 그려진 폭발 이벤트 《만리장성을 만 미터 연장하다:외계인을 위한 프로젝트 No. 10》(1993년)은 일본에 살았을 때 열린 것입니다. 예산이 한정되어 있어서 이 이벤트를 개최하기 위해 저는 P3와 일본 단체여행을 기획했고, 그 여행대금의 일부도 제작예산의 일부에 충당했습니다. 그리고, 여행객들이 프로젝트 자원봉사자로 참가해 만리장성 서쪽끝, 자위관에서 고비 사막까지 만 미터거리에 도화선을 펴는 작업을 도와 주었습니다.
해질녘때 도화선에 점화되면 날으는 용처럼 불길에 휩싸인 연기의 벽이 대지에 솟아올랐습니다. 1킬로마다 화약이 폭발해서 마치 시뻘겋게 불타는 봉화같았습니다! 자위관시에서 관객들이 많이 보러와 준 것은 기뻤지만, 그것보다도 지구밖 우주의 시선이 궁금했습니다. 만리장성은 우주에서 육안으로 보이는 유일한 인공물이라 일컬어지니까요.
폭발 순간, 제 작품은 만리장성의 선조들의 정신과 결부되었습니다. 그 때 만리장성도 제 작품의 일부가 된 것입니다.
#36
《스카이 래더:외계인을 위한 프로젝트 No. 20》
1994년
화약, 종이
272×182cm